원태연... "좌석 버스"
왜 그랬는지
음악도 커피도 담배도 태울 수 없는
비좁은 좌석버스에 붙어 앉아
뭐가 그리도 즐거웠는지
무슨 할 얘기는 끊이지도 않았는지
개도 안물어 갈 자존심 때문에
밤낮 비어있는 지갑
있는 돈도 못쓰게 하고
버스만 태워 돌아더녔는데
미안해 하는 내가 안돼 보였는지
정말 나와 있는 것으로도 부러울 게 없었는지
도무지 내일 이라고는 없던날
거꾸로 매달고 털어봐야
희망 비슷한 것도 안떨어지는 날
우리 너무 상큼하지 않냐고
잘 될 거 라고 다 잘 되게 되어 있다고
아무도 안 알아주면 이 버스 운전기사 하자고
자기가 매일 옆에 타고 다니면
돈도 벌고 함께 있고 얼마나 좋으냐고
우리 같은 연인들을 위해 음악도 준비해 두자고
기억해 봐야 가슴만 상할 얘긴데
이제 좌석버스 운전기사 안해 도 되고
털어 보면 희망도 조금 떨어지고
예쁜 내 차도 있는데
왜 이러는지
좌석버스비 남겨두고 술 마셔야 했던 그때로
지지리도 짜증나던 그 상황으로 왜 자꾸 돌아가 보고 싶은건지... ...
어렸을 때... 참 좋아하던 시입니다...
서점에 가서.. 직접 원태연의 알레르기를 구입해서...
몇 번이고 읽던 기억이 있네요...ㅋ
특히 '좌석버스'라는 이 시를 좋아했는데요...
원태연 시인은...
아름다운 미사여구, 함축... 뭐 이런거 없습니다...
그냥 직설적이고...
누구나 평상시에 그때 그 감정으로 중얼중얼 거릴 수 있는...
독백 같은 내용...
그래서 더 좋았던 것 같습니다...
근데...
요즘은 시를 읽지 않죠???
그 시절이 시를 읽던 사람들이 그립네요...
억지로라도 슬픈 아름다움을 탐닉하던
순수함과 반성과 정화의 감성을 가지고 있던 그 시절 그 사람들이...ㅠ,.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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